제 14 호 / 우리 엄마 보고 싶어요.
글 / 오영인
오늘도 나는 혼자다!
몸은 불덩어리, 엄마가 그립다.
엄마 따라 손잡고 엄마가 일하는 곳에 따라 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우리 엄마는 아주 커다란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엄마가 보고 싶다.
나는 울고 또 울었다!
언제 시간이 흘렀을까? 어둠이 온 방안에 가득할 쯤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레기나! 레기나!”
“괜찮니?” “온 몸이 불덩어리구나!”
엄마는 황급히 슬리퍼를 끌고 바로 집 앞에 있는 가게에서 약을 사서 나에게 주었다.
너무나도 추웠다. 약을 먹고 엄마 품에 안기었다.
엄마의 온기가 따뜻했다.
이렇게 늘 엄마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엄마는 또 이른 새벽 옷을 챙겨 입고 일터로 나가신다.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있으려니, 엄마가 그립다.
나는 길을 따라 엄마와 예전에 함께 갔던 커다란 집을 찾아 떠났다.
내 눈 앞에 펼쳐진 큰 집들이 즐비하게 나를 둘러싸고 찾아 왔다.
우리 엄마는 어디쯤 있을까?
어디선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다.
어린아이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 있었는데,
그 아이를 안은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였다.
내가 안겨있어야 할 품에 다른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있었다.
엄마는 그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어엄...마...!”
숨죽여 불러 보는 순간, 누군가가 나와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자
엄마는 아주 커다란 집으로 그 아이를 안은 채 들어 가셨다.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엄마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하늘에는 어느새 먹구름이 가득 찼고,
굵은 빗방울이 내 눈물과 함께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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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가정부인데,
가정부의 한 달의 급여는 7~8만 원정도입니다.
가정부들은 결혼하지 않은 처녀들도 있지만,
결혼하여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삶의 궁핍함을 해결하기위해서는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가정부인 엄마들이 아주 많은데,
그런 엄마들은 밤마다 아이가 보고 싶어 눈물을 훔치고
한 달 받은 월급을 고향으로 보내어 아이와 할머니가 생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어떤 가정부는 가까운 곳에 집을 얻어 출퇴근을 하지만,
낮에는 거의 아이들을 방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생활구조는 아무리 열심히 일하여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들의 삶은 늘 똑같은 목마름으로 변화되지 않은 무거움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슬림이 이들의 가난을 해결할 수 없고, 인도네시아의 사회구조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삶속에서도 복음이 그들의 묶여 있는 마음을 자유하게 한다면
그들의 짐은 더 이상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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